
아이들이 과자를 달라고 할 때마다 "좀 더 건강한 걸 먹였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저만 그런 게 아니겠죠. 저는 그럴 때마다 고구마를 꺼내서 맛탕을 만들어주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맛탕은 기름에 푹 튀겨야 제맛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전자레인지로 먼저 익힌 뒤 팬에 살짝만 구워도 충분히 맛있고 훨씬 간편합니다. 무엇보다 기름 뒷처리 걱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바로 소개해 드릴게요.
전자레인지 활용과 최소 기름 조리법
고구마맛탕을 만들 때 가장 번거로운 건 역시 기름 처리입니다. 튀김용 기름을 넉넉히 부어야 하고, 다 쓰고 나면 식혀서 거르고 버리는 과정이 정말 귀찮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자레인지를 먼저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고구마 600g 정도를 준비해서 껍질을 벗기고 지름 3cm 정도 크기로 잘라줍니다. 여기서 크기가 중요한데, 너무 크면 속까지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너무 작으면 시럽을 버무릴 때 부서질 수 있습니다. 저는 보통 한 입에 쏙 들어갈 만한 크기로 자릅니다. 자른 고구마는 전자레인지에 4분 정도 돌려서 80~90% 정도 익혀줍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팬에서 굽는 시간이 짧아져서 기름 사용량도 줄고 조리 시간도 단축됩니다.
완전히 익히지 않고 80~90%만 익히는 이유는, 나중에 시럽과 버무릴 때 고구마가 부서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항상 살짝 덜 익힌 상태로 꺼내서 팬에 마저 익히는 방식으로 요리합니다.
팬에 식용유를 2스푼 정도만 두르고 중불에서 고구마를 구워줍니다. 일반적으로 맛탕은 기름에 푹 담가 튀겨야 바삭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렇게 적은 양의 기름으로 겉면만 노릇하게 구워도 충분히 고소하고 맛있더라구요. 고구마를 팬에서 굴려가며 겉면이 황금빛 갈색이 될 때까지만 익혀주면 됩니다.
시럽 제조와 황금 타이밍
고구마를 다 구웠으면 접시에 따로 옮겨두고, 이제 시럽을 만들 차례입니다. 맛탕의 성패는 사실 이 시럽에서 결정됩니다. 시럽을 잘못 만들면 고구마가 눅눅해지거나 설탕이 뭉쳐버릴 수 있습니다.
고구마를 구운 팬에 물엿 2스푼, 설탕 1스푼을 넣고 약불에서 천천히 녹여줍니다. 물엿 대신 올리고당이나 조청을 써도 되는데, 저는 물엿이 끈적임과 광택이 가장 좋아서 주로 물엿을 씁니다. 여기서 설탕을 함께 넣는 이유는 설탕이 식으면서 굳어지는 성질 덕분에 맛탕 겉면이 바삭해지기 때문입니다.
시럽을 끓일 때 절대 저어서는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요리할 때는 눌어붙지 않게 자주 저으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시럽은 저으면 오히려 설탕이 다시 결정화되면서 하얗게 뭉쳐버립니다. 그냥 팬을 살살 흔들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시럽 색이 노란빛에서 황금빛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순간, 바로 고구마를 넣고 빠르게 버무려야 합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시럽이 너무 진하게 캐러멜화되어 쓴맛이 나거나, 식으면서 굳어버려서 고구마와 섞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색만 보고도 타이밍을 딱 맞출 수 있게 됐지만, 처음 하시는 분들은 색이 살짝만 변해도 바로 고구마를 넣는 게 안전합니다.
고구마를 시럽에 넣고 재빠르게 버무린 뒤, 마지막으로 검은깨나 견과류를 뿌려주면 완성입니다. 접시에 담을 때는 고구마끼리 서로 붙지 않도록 하나씩 떼어서 펼쳐두고 잠깐 식혀주면 먹기 편합니다.
고구마는 정말 만능 재료인 것 같습니다. 그냥 쪄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맛있고, 이렇게 맛탕으로 만들어도 맛있습니다. 저는 고구마를 항상 집에 쟁여두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변비 기운이 조금 있었거든요. 그때 고구마를 먹이면 화장실을 정말 잘 가더라고요.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고구마가 우리 집 간식 1순위가 됐습니다. 잘 먹고, 속도 편하고, 건강에도 좋으니 이보다 더 좋은 간식이 어디 있을까요. 매일 구워서 먹다가 질릴 때쯤 맛탕을 해주고, 또 질리면 다시 구워 먹고. 그렇게 돌아가면서 먹다 보면 고구마 한 박스가 금방 비워집니다. 솔직히 이 방법으로 만든 맛탕은 튀긴 것만큼 바삭하진 않지만, 기름 뒷처리 걱정 없이 간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이 방법이 훨씬 더 만족스럽더라구요. 집에 고구마 있으시다면 한번쯤 만들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