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방울토마토에 올리브오일이랑 식초 좀 넣는 게 대수겠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토마토 마리네이드 제대로 만들어 먹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지금은 냉장고에 늘 잊지 않고 한 통씩 만들어두는 반찬이 됐습니다. 토마토 마리네이드는 밥이랑도 먹고, 빵이랑도 먹고, 그냥 집어먹어도 계속 손이 가는 그런 음식입니다. 이걸 왜 이제 알았을까요. 바로 소개해 드리겟습니다.
만드는 순서
<재료>
방울토마토 500g, 양파 1/2개, 마늘 2알 ,깻잎 2장,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4큰술, 화이트 발사믹 식초 2큰술, 레몬즙 1큰술, 꿀 1큰술, 소금 1/4 작은술, 통후추 약간
(허브를 좋아하신다면 이태리 파슬리나 로즈마리를 조금 넣어도 좋습니다. 향이 훨씬 풍성해집니다.)
- 방울토마토를 반으로 자릅니다
방울토마토는 꼭지 부분에 일자로 패인 홈이 있는데, 그 홈과 어긋나게 썰어야 막이 없이 잘립니다. 막이 없어야 즙이 잘 나오고, 즙이 나와야 양념이 잘 배어들어 감칠맛이 살아납니다. 처음엔 이게 별 차이 아닌 것 같아도, 먹어보면 확실히 다릅니다.
껍질은 벗기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토마토 껍질에는 라이코펜을 비롯한 영양소가 과육보다 훨씬 많이 들어있거든요. 굳이 데치고 벗기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소화가 유독 안 되시는 분들은 벗겨서 드셔도 무방합니다.
저는 예전에 껍질을 벗기면 식감이 더 부드럽다고 해서 한동안 그렇게 했는데, 오히려 양념이 너무 깊이 배어 무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껍질째 그냥 씁니다. - 나머지 재료를 손질합니다
양파와 깻잎은 자잘하게 썰고, 마늘은 다져줍니다. 마늘은 다진 것을 넣으면 향이 세게 튀는 경우가 있어서, 저는 얇게 슬라이스해서 쓰는 쪽을 더 좋아합니다. 은은하게 향이 배어드는 느낌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 한데 섞어 드레싱을 뿌립니다
손질한 재료를 모두 볼에 담고, 올리브오일, 화이트 발사믹 식초, 레몬즙, 꿀, 소금, 통후추를 넣어 잘 버무립니다. 올리브오일은 넉넉하게 쓰는 게 좋습니다. 맛을 둥글게 감싸주는 역할을 하는데, 아끼면 재료들이 따로 노는 느낌이 납니다. 반대로 발사믹 식초는 브랜드마다 농도 차이가 꽤 있으니 조금씩 맛보면서 조절하는 게 안전합니다. 저는 한 번 너무 많이 넣었다가 피클처럼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 냉장고에서 숙성합니다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최소 몇 시간, 가능하면 반나절 정도 냉장 숙성을 하면 맛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급하게 먹으면 그냥 샐러드, 기다리면 마리네이드가 됩니다. 재료가 단순한 만큼 시간이 양념 역할을 합니다.
냉장 보관은 1~2주까지 가능하지만, 빨리 드실수록 신선하고 맛있습니다. 아마 만들어두면 금방 없어질 겁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바로 먹기보다 5~10분 정도 상온에 두었다가 드시면 훨씬 맛있습니다. 차가울 때는 향이 잠겨 있다가, 온도가 살짝 올라오면 확 풀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 빵과 함께
가장 간단한 방법입니다. 바게트나 치아바타를 슬라이스해서 살짝 구운 뒤, 위에 마리네이드를 올리면 브루스케타가 됩니다. 여기에 모짜렐라 치즈 한 조각이나 크림치즈를 한 숟갈 더 올리면 그럴듯한 한 끼가 됩니다. 식빵에 올려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손님이 갑자기 왔을 때 내놓기에도 좋고, 아이 간식으로도 잘 어울립니다. - 파스타에 섞기
삶은 파스타에 마리네이드를 그대로 버무리면 냉파스타처럼 됩니다. 여름철에 특히 좋습니다. 따뜻한 파스타에 올릴 때는 불을 끈 뒤 마지막에 얹는 방식이 좋습니다. 너무 익히면 토마토가 물러지고 향도 날아가거든요. 간단하게는 올리브오일 파스타에 그냥 올려도 충분합니다. - 샐러드에 더하기
루꼴라나 어린잎 채소 위에 마리네이드를 올리면 드레싱 역할까지 합니다. 볼에 담긴 오일과 발사믹이 샐러드 전체에 고루 배어들어서 따로 드레싱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에 파마산 치즈를 조금 갈아 올리면 맛이 한 단계 올라갑니다. - 계란 요리에 곁들이기
스크램블에그나 수란 옆에 마리네이드를 한 숟갈 올리면 아침 식사가 꽤 근사해집니다. 담백한 계란과 새콤한 토마토가 잘 어울립니다. 저는 주말 아침에 이렇게 먹는 걸 좋아합니다. - 밥반찬으로
의외로 흰쌀밥이랑도 잘 맞습니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내면 입을 개운하게 해줍니다. 삼겹살이나 불고기처럼 고기 요리 옆에 올려두면 피클 대신 역할을 합니다. 고기 먹다가 집어먹으면 느끼함이 싹 가십니다. - 치즈 플레이트에 올리기
까망베르나 브리 같은 부드러운 치즈 옆에 마리네이드를 곁들이면 와인 안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치즈의 고소하고 진한 맛과 토마토의 새콤달콤함이 잘 어울립니다. 크래커에 치즈 한 조각, 마리네이드 하나 올려 먹으면 카나페처럼 됩니다.
토마토 마리네이드는 만들어두고 나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게 쓰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반찬으로만 먹다가, 이것저것 얹어보고 섞어보면서 활용 방법이 자연스럽게 늘었습니다. 결국 토마토 마리네이드는 재료보다 균형과 시간이 중요한 음식입니다. 한 번 자기 입맛에 맞는 비율을 찾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실패할 일이 거의 없어요. 그 한 번의 수고가 냉장고 속 든든한 한 통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