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엉이라는 재료에 대하여
우엉은 뿌리채소 중에서도 유독 손질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자주 밥상에 오르지 못하는 재료인데요, 저는 명절 음식을 준비하면서 우엉조림을 처음 제대로 배웠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우엉은 껍질을 얇게 벗겨야 특유의 향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난다고 알려주셨던 기억이 나요. 우엉에는 이눌린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이눌린은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완화시켜주고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주는 프리바이오틱스 역할을 합니다. 또한 우엉 특유의 갈변 현상은 폴리페놀 성분 때문인데, 이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손질할 때 식초물에 담가두면 갈변도 방지되고 아린 맛도 줄어드니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우엉조림 만드는 법
- 손질하기 우엉 1대는 칼등으로 껍질을 살살 긁어낸 뒤 어슷하게 편으로 썰거나 채 썰어줍니다. 썬 우엉은 식초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에 10분 정도 담가둡니다.
- 초벌 조리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우엉을 넣어 중불에서 2~3분간 볶아 특유의 흙내를 날려줍니다.
- 조림장 만들기 간장 3큰술, 설탕 1큰술, 물엿 1큰술, 물 반 컵을 넣고 끓입니다.
- 졸이기 조림장이 끓어오르면 우엉을 넣고 중약불에서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15분 정도 졸여줍니다. 마지막에 통깨와 참기름을 살짝 둘러 마무리해주세요.
보관법과 영양 포인트
우엉조림은 냉장 보관 시 일주일 정도 두고 드실 수 있어 밑반찬으로 넉넉히 만들어두기 좋습니다. 조림 과정에서 당분이 캐러멜화되면서 특유의 윤기와 단맛이 배가되는데, 이는 설탕과 간장 속 아미노산이 열에 의해 갈변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에요. 우엉은 칼로리가 낮으면서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중이신 분들의 밑반찬으로도 추천드립니다. 다만 식이섬유가 많아 한 번에 너무 많이 드시면 속이 더부룩할 수 있으니 적당량 즐기시는 게 좋아요.
만들다 막히셨나요?
우엉조림을 하다 보면 조림장이 금방 졸아서 우엉이 다 익기도 전에 바닥이 타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저도 초반에는 센 불로 빨리 끝내려다가 바닥을 몇 번 태워먹은 적이 있어요. 그 뒤로는 중약불로 낮추고 시간을 넉넉히 잡는 쪽으로 방식을 바꿨는데, 오히려 은근하게 졸이니 우엉 속까지 간이 잘 배고 타는 일도 줄었습니다. 만약 조림장이 너무 빨리 졸아든다면 물을 조금씩 추가해가며 졸이시는 게 안전해요. 그리고 우엉을 너무 얇게 썰면 졸이는 동안 부서지기 쉬우니 약간 도톰하게 편으로 써시는 걸 개인적으로 추천드립니다. 저희 집은 우엉조림에 견과류를 살짝 넣는 걸 좋아하는데, 마무리 단계에 다진 호두나 아몬드를 넣으면 고소함이 배가되고 식감도 재미있어져서 아이들 반응이 더 좋더라고요. 다만 우엉은 손질 후 바로 조리하지 않으면 갈변이 빠르게 진행되니, 손질과 동시에 식초물에 담가두는 순서를 꼭 지켜주세요.
우엉조림을 만들 때 손질 순서를 잘못 잡으면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이라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도 초반에는 우엉 껍질을 칼로 벗기려다 살이 너무 많이 깎여나가서 아까웠던 경험이 있는데, 그 뒤로는 칼등이나 철수세미로 살살 문질러 벗기는 방식으로 바꾸니 손질 시간도 줄고 우엉 본연의 아삭함도 잘 살더라고요. 그리고 조림 마무리 단계에서 물엿 대신 올리고당을 사용하면 단맛은 비슷하면서도 윤기가 더 은은하게 나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입니다. 우엉조림은 한 번에 넉넉히 만들어 소분해서 냉동해두면 도시락 반찬으로도 아주 유용한데, 해동할 때는 자연 해동보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주시는 게 식감 유지에 더 좋았습니다. 다만 너무 오래 데우면 짠맛이 강해질 수 있으니 짧게 여러 번 나눠 데우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우엉조림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우엉을 써는 방향인데요, 결 방향으로 썰면 조림 과정에서 쉽게 부서지고 결과 반대 방향으로 썰면 오히려 간이 잘 배지 않는 편이라 저는 살짝 어슷하게 사선으로 써는 방식을 즐겨 씁니다. 이렇게 썰면 단면적이 넓어져서 양념이 골고루 스며들면서도 형태는 흐트러지지 않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우엉조림에 들어가는 재료로 건새우나 멸치를 소량 함께 볶아 감칠맛을 더하는 방법도 있는데, 저희 시어머니께서 알려주신 팁이었습니다. 건새우를 잘게 다져 우엉과 함께 볶으면 짠맛이 아닌 자연스러운 감칠맛이 더해져서 간장 양을 조금 줄여도 충분히 맛있는 조림이 완성돼요. 다만 건새우를 넣으실 경우에는 소금 간이 추가되는 셈이니 간장량을 처음보다 반 큰술 정도 줄여서 시작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조림이 다 되고 나서 바로 그릇에 담기보다 팬에서 5분 정도 식힌 뒤 옮겨 담으시면 여열로 인해 우엉이 물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식감이 훨씬 좋습니다. 저는 이 방법을 알게 된 뒤로 우엉조림의 아삭한 식감이 훨씬 오래 유지되는 걸 경험했고, 도시락 반찬으로 싸줄 때도 눅눅해지지 않아 아이들 반응이 더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