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요새 유행인 봄동 비빔밥에 대해서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저는 얼마 전 봄동 한 포기를 370~400g 정도 구입했는데, 이걸 그냥 무쳐 먹으면 뻣뻣해서 제대로 된 맛을 느끼기 어렵더라고요. 제가 직접 여러 번 만들어 보니 소금물에 30분 정도 절이는 과정이 들어가야 봄동이 부드러워지면서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 댁 텃밭에서 처음 봄동을 맛봤을 때는 그저 고추장에 비빈 게 전부였는데, 그 단순함 속에 봄의 맛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봄동을 손질할 때 놓치면 안 되는 흙 제거 과정
봄동은 밑동 부분에 흙이 상당히 많이 묻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대충 씻었다가 씹을 때마다 모래 씹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 씻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봄동 손질의 첫 단계는 끝부분에 붙은 시든 잎을 손으로 떼어내는 것입니다. 그다음 밑동을 칼로 자르는데, 한 번에 안 떨어지면 한 번 더 잘라내면 됩니다.
연하고 부드러운 안쪽 잎은 굳이 자를 필요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뻣뻣한 바깥 잎은 가운데를 한 번 갈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뻣뻣하다'는 것은 섬유질이 많아 씹을 때 질긴 식감을 말하는데, 이 부분을 잘라 주지 않으면 나중에 밥과 비 볶을 때 입에서 튀어나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봄동 밑동에 묻은 흙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물에 5분 정도 담가 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렇게 하면 흙이 불어서 쉽게 씻겨 나갑니다. 저는 전에 이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씻었다가 흙이 잘 안 빠져서 시간이 더 걸렸던 적이 있습니다. 물에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번 정도 살살 헹궈 주면 깨끗하게 손질됩니다.
소금물에 30분 절이는 이유와 중간에 뒤집는 타이밍
봄동을 밥과 맛있게 비벼 먹으려면 반드시 절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생봄동을 그냥 양념에 무치면 질기고 간이 겉에만 돌아서 맛이 제대로 배지 않습니다. 천일염 1큰술에 물 1컵을 넣어 소금물을 만든 뒤 여기에 봄동을 담그고 30분간 절입니다. 이때 소금물이 봄동 전체에 골고루 닿도록 손으로 두어 번 뒤적여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절임 과정에서 삼투압 현상이 일어나면서 봄동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소금 성분이 들어갑니다. 여기서 삼투압이란 농도가 다른 두 용액이 반투막을 사이에 두고 있을 때 농도를 맞추려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말합니다. 이 원리 때문에 봄동이 부드러워지면서도 간이 속까지 배는 것입니다.
15분쯤 지났을 때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주면 간이 더 고르게 듭니다. 제가 직접 실험해 보니 뒤집지 않았을 때보다 뒤집었을 때 봄동의 식감이 훨씬 균일했습니다. 30분 후에는 흐르는 물에 가볍게 한 번만 헹궈 주면 되는데, 여러 번 헹구면 간이 다 빠져버리니 주의해야 합니다. 물기를 빼고 나서도 물이 계속 나오므로 키친타월로 꾹꾹 눌러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나중에 밥이 질척거리지 않습니다.
고추장과 들기름이 만나는 양념장의 황금 비율
양념장을 만들 때는 고추장 3큰술을 베이스로 시작합니다. 여기에 고춧가루 1큰술, 멸치액젓 1큰술, 양조간장 1큰술, 설탕 1작은술, 식초 1큰술, 매실액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을 넣고 잘 섞어 줍니다. 이 레시피는 2인분 기준인데, 제 경험상 이 양이면 두 사람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참기름과 들기름을 반씩 섞어 넣는 것입니다. 참기름 반 스푼, 들기름 반 스푼을 넣으면 고소한 향이 두 배로 살아나면서 봄동의 쌉싸름한 맛과 균형을 이룹니다. 들기름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 기름으로, 쉽게 말해 우리 몸의 혈관 건강과 두뇌 활동에 도움을 주는 좋은 지방입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만약 들기름이 없다면 참기름만 1스푼 넣어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양념을 만든 후 10~15분 정도 그대로 두면 재료들이 서로 숙성되면서 맛이 더 깊어집니다. 저는 이 양념을 조금 찍어 먹어 봤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비울 수 있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밥과 비비기 전 물기 제거와 계란 후라이 올리는 순서
절인 봄동의 물기를 제거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채반에 밭쳐서 물기를 뺀 후에도 볼에 담으면 또 물이 생깁니다. 이 상태로 밥과 비비면 밥이 질척해져서 식감이 떨어집니다. 키친타월을 이용해 꾹꾹 눌러가며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대충 했다가 비빔밥이 죽처럼 변해 버린 경험이 있어서, 지금은 반드시 이 단계를 꼼꼼히 거칩니다.
물기를 뺀 봄동에 양념장을 전부 넣고 손으로 버무립니다. 이때 두 손으로 살살 버무리면서 양념이 골고루 묻도록 해야 합니다. 다 버무린 후 봄동 한 장을 먹어 보고 간을 확인합니다. 봄동의 크기가 제각각이라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싱거우면 소금을 조금만 추가하면 됩니다.
밥 2공기를 그릇에 담고 양념한 봄동을 올린 뒤 계란 프라이를 얹습니다. 계란 프라이는 노른자가 반숙 상태인 것이 좋습니다. 비빔밥을 비빌 때 노른자가 터지면서 밥과 섞이면 크리미 한 식감이 더해져 훨씬 부드럽고 맛있어집니다. 통깨를 솔솔 뿌려 마무리하면 봄동비빔밥이 완성됩니다.
실제로 한 숟가락 떠먹으니 입에서 봄이 느껴졌습니다. 봄동의 아삭한 식감과 고추장 양념의 매콤달콤함, 들기름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정말 산뜻하고 입에 착착 붙는 맛이었습니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입맛이 확 살아나는 느낌이랄까요. 봄동은 2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인데, 이 시기에는 추위를 견디며 자란 덕분에 당도가 높고 영양소도 풍부합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봄동비빔밥은 화려한 요리가 아닙니다. 그저 제철 재료와 집에 있는 기본 양념만으로 만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그 단순함 속에 봄의 맛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정성스럽게 절이고 버무리는 과정 하나하나가 쌓여 완성되는 맛이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2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이 한 그릇이, 때로는 어떤 외식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