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에 갔다가 방풍나물을 발견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것이 오늘은 한가득 진열되어 있더라고요. 군침을 흘리며 한 아름 사 들고 왔습니다. 방풍나물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가 진짜 봄인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향이 강한 나물류를 썩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부터 나물 반찬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요즘은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음식에 자꾸 손이 갑니다. 방풍나물 특유의 향긋한 향이 입안에 퍼질 때, 밥 한 그릇이 참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잘 먹기도 하고 안 먹기도 하지만, 부부끼리 먹을 때나 손님이 오실 때면 꼭 한 번씩 만들어 내어놓게 되는 반찬입니다. 별거 아닌 나물무침 하나지만, 상에 올라가 있으면 밥상에 정성을 들였다는 게 느껴지지 않나요? 그 느낌이 좋아서 자꾸 만들게 됩니다. 오늘은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손질부터 제대로, 데칠 때 꼭 넣어야 할 것
방풍나물은 줄기가 꽤 굵고 억셉니다. 그 굵은 줄기는 과감하게 제거하고, 잎에 붙어 있는 얇은 줄기 부분만 남겨서 손질해 주세요. 마트에서 고를 때는 잎이 시들지 않고 선명한 초록빛을 띠는 것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줄기는 어차피 다 제거할 거니까 잎 상태만 보시면 충분해요. 손질한 방풍나물은 물에 식초를 한두 큰술 넣고 5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헹궈 줍니다. 이물질 제거에 도움이 됩니다. 이제 데칠 차례인데, 여기서 꿀팁이 하나 있습니다. 방풍나물은 다른 나물보다 오래 삶아야 부드럽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래 삶으면 흐물흐물하게 물러지는 게 문제입니다. 이걸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식용유 한 큰술입니다. 끓는 물에 천일염 한 큰술과 식용유 한 큰술을 함께 넣고 2분 30초간 삶아 주세요. 식용유가 나물을 코팅해 주어 모양이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럽게 익힙니다.
데친 후에는 찬물에 여러 번 헹궈 열기를 충분히 빼 주시고, 물기를 꼭 짜 주세요. 식용유 코팅 때문에 손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장갑을 끼고 짜시면 편합니다.
마요네즈 한 큰술, 이게 비법입니다
양념장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집된장 반 큰술, 고추장 반 큰술, 매실액 한 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참기름 한 큰술, 올리고당 반 큰술, 통깨 한 큰술, 대파와 홍고추 한 줌씩. 여기까지는 익숙한 재료들인데요.
여기에 마요네즈 한 큰술을 넣어 주세요. 처음엔 조금 의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요네즈가 들어가면 억센 방풍나물이 확실히 부드럽게 느껴지고, 된장 특유의 쌉쌀한 맛도 한층 순해집니다. 마요네즈 맛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으면서 전체적인 맛이 훨씬 고소하고 부드러워집니다.
양념을 모두 섞어 방풍나물에 조물조물 무쳐 주시면 완성입니다. 반찬으로 드셔도 좋고, 밥에 계란프라이 하나 올리고 고추장 살짝, 참기름 한 방울 둘러서 비벼 드시면 그것도 정말 훌륭한 한 끼가 됩니다.
방풍나물은 간과 신장 해독, 호흡기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맛도 좋고 몸에도 좋으니, 봄에 마트에서 발견하거든 망설이지 말고 한 아름 사 오시길 바랍니다. 먹을 때마다 봄 향기가 입안에 퍼지는 기분, 직접 느껴 보세요.
Q&A
Q. 식용유는 어떤 종류를 써도 되나요?
일반 콩기름이나 포도씨유 같은 무향 식용유면 충분합니다. 향이 강한 올리브유나 참기름은 삶는 물에 넣기엔 적합하지 않으니 이 단계에서는 피해 주세요.
Q. 2분 30초보다 더 삶으면 안 되나요?
방풍나물은 줄기가 억세서 오래 삶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요, 식용유를 넣고 2분 30초면 충분히 부드러워집니다. 그 이상 삶으면 식용유를 넣어도 흐물흐물해질 수 있으니 시간을 꼭 지켜 주세요.
Q. 마요네즈를 꼭 넣어야 하나요? 마요네즈 맛이 날까 봐 걱정됩니다.
넣어 보시면 마요네즈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대신 전체적인 맛이 한결 부드럽고 고소해지는 차이가 확실히 납니다. 처음엔 반 큰술만 넣어 보시고 입맛에 맞으면 한 큰술로 늘려 보세요.
Q. 아이들이 향을 싫어하면 어떻게 먹이면 좋을까요?
방풍나물 특유의 향이 강해서 아이들이 낯설어할 수 있어요. 그럴 땐 비빔밥으로 만들어 주시는 게 좋습니다. 밥에 방풍나물무침, 계란프라이, 고추장 조금, 참기름 한 방울 넣어 쓱쓱 비벼 주면 나물 향이 조금 순해지고 아이들도 훨씬 잘 먹더라고요.
Q. 남은 방풍나물무침은 얼마나 보관할 수 있나요?
무친 후에는 냉장 보관으로 2~3일 안에 드시는 게 좋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숨이 더 죽고 물기가 생기기 때문에 가능하면 먹을 만큼만 무쳐서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