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야채를 잘 안 먹어서 고민이신 분들, 카레 한 번 만들어 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야채를 먹이고 싶어서 카레에 크게 썰어 넣었는데, 아이들이 야채만 쏙쏙 골라내더라고요. 그래서 볶음밥 수준으로 잘게 썰어서 넣어봤더니 그때부터 정말 잘 먹기 시작했습니다. 입맛이 워낙 까다로운 첫째가 카레를 잘 안 먹던 아이였는데, 동생들 유아식 시작할 때 이 방법으로 만들어서 줬더니 너무 잘 먹어서 그 이후로 셋 다 같이 이렇게 주고 있습니다. 밥 비벼서 주면 순식간에 뚝딱 해치울 정도이고, 밥태기 왔을 때 꺼내 주면 정말 효과가 좋습니다. 많이 만들어서 남편 줘도 맛있다고 잘 먹으니, 온 가족 한 끼 해결되는 고마운 메뉴입니다.
큐브 야채 만들어두기 — 한 번 해두면 두고두고 편합니다
매번 야채를 손질하기 번거로우니, 미리 큐브로 만들어 냉동해두면 훨씬 수월합니다. 저는 한 칸 당 보통 30g 정도인 큐브사용합니다.
양파, 당근, 애호박, 감자를 각각 곱게 갈아서 실리콘 큐브 틀에 넣고 냉동시켜 둡니다(저는 보통 닌자초퍼 사용). 여기에 단맛을 더하고 싶을 때는 사과를 조금 함께 갈아 넣어도 좋습니다. 사과가 들어가면 카레가 달고 부드러워져서 아이들이 더 잘 먹습니다. 큐브 하나하나씩 꺼내 쓸 수 있으니 소분이 잘 되어 있으면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쓸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당근은 다른 재료보다 단단해서 갈리는 속도가 다를 수 있으니 조금 먼저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 카레 끓이기 — 순서가 맛을 만듭니다
<재료 (2~3인분 기준)>
돼지고기 다짐육 100g 내외, 야채 큐브(양파·당근·애호박·감자) 각 1~2개씩, 아기용 카레가루 20g~30g(염분·자극 낮은 제품), 올리브유, 물 적당량, 필요시 사과 약간 (달고 부드러운 맛을 원할 때)
먼저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돼지고기 다짐육을 먼저 볶습니다. 핏기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충분히 볶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덜 익은 채로 다음 재료를 넣으면 잡내가 남을 수 있습니다. 다짐육이 다 볶아지면 미리 해동해 둔 야채 큐브를 넣고 함께 볶아줍니다. 큐브가 갈린 상태이기 때문에 금방 섞이고 익습니다. 야채가 어느 정도 볶아지면 아기용 카레가루를 넣고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저어줍니다. 제가 쓰는 아기 카레가루는 10g씩 소분되어 있는데, 10g당 물 100cc 넣으니 좋더라고요. 너무 묽으면 밥에 비비기가 어려우니 되직한 느낌이 날 때까지 저어가며 졸여줍니다. 사과를 넣고 싶을 때는 야채 큐브와 함께 갈아서 큐브로 만들어두거나, 생사과를 잘게 다져서 야채와 함께 볶는 단계에 넣어주면 됩니다. 열을 받으면서 단맛이 자연스럽게 배어들어 카레 맛이 한층 부드럽고 달아집니다. 완성된 카레는 밥에 비벼서 주면 됩니다.
이 레시피로 만든 카레는 아이들 밥태기가 왔을 때, 야채를 도통 안 먹을 때, 뭘 해줘야 할지 모르겠을 때 꺼내 쓰기 좋은 레시피입니다. 정말 간편하게 만들 수 있고, 카레 한 그릇 안에 4~5가지 채소가 들어가 있으니 이만한 게 없습니다. 내 손으로 만든 한 그릇을 아이들이 순식간에 비워낼 때의 뿌듯함이란 느껴본 사람만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