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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식빵, 작은 빵집 냄새가 퍼지는 날

by 3dododo 2026. 6. 2.

우유식빵

빵 만드는 날은 분위기부터 달라집니다. 밀가루 한 줌, 따뜻한 우유 한 컵이면 주방이 작은 동네 빵집으로 바뀌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오븐 속에서 천천히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든든해지고요. 다 구워진 식빵을 손으로 찢었을 때 나오는 그 구름결 같은 결 때문에 자꾸 다시 만들게 됩니다. 담백하면서도 은근한 단맛이 있어서 버터나 잼 없이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맛있고, 토스트하면 겉은 살짝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우유 한 잔이랑 정말 잘 어울립니다. 하루 지나도 비교적 부드러움이 오래가는 편이라 아침용으로도 딱이고요. 처음 만들어봤을 때는 이렇게 간단한 재료로 이런 맛이 나온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재료와 반죽 — 질척해도 괜찮습니다

<재료 (1근 식빵 틀 기준)>

강력분 300g
우유 200ml (미지근하게)
드라이이스트 5g
설탕 25g
소금 5g
무염버터 30g (실온)
달걀 1개 

 

우유 온도는 생각보다 중요한 변수입니다. 너무 차가우면 이스트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고, 반대로 너무 뜨거우면 이스트가 열에 손상되어 발효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적당한 온도는 약 35 ℃ 로 온도계가 없다면 손등에 살짝 닿았을 때 미지근 하게 느껴지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따뜻하면 되겠지 싶어서 데운 우유를 바로 넣었다가, 두 시간을 기다려도 꿈쩍않는 반죽을 앞에 두고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반죽 초반에는 손에 자꾸 달라 붙고 작업대에도 들러붙어서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때 밀가루를 더 넣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데, 그 충동을 이겨내는 것이 부드러운 식빵의 시작입니다. 밀가루가 늘어날수록 반죽은 다루기는 편해지지만 구웠을 때 식감이 무거워집니다. 손반죽으로 10분~15분 정도 꾸준히 치대다 보면 어느 순간 반죽이 손에서 깔끔하게 떨어지면서 표면이 매끈해집니다. 그 순간이 오면 제대로 가고 있는 겁니다.
버터는 반죽이 어느 정도 뭉쳐진 뒤에 넣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버터를 넣으면 글루텐이 형성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집니다. 글루텐은 빵의 구조를 잡아주는 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발달해야 빵이 높이 올라오고 결이 촘촘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집니다.

발효와 굽기 — 기다림이 빵을 만듭니다

반죽이 완성되면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랩이나 젖은 면포를 덮어 1차 발효를 진행합니다. 발효할 때는 오븐 안에 뜨거운 물 한 컵을 함께 넣어두면 반죽 표면이 촉촉하게 유지되어 훨씬 잘 부풉니다. 반죽이 약 2배로 늘어났을 때 손가락에 밀가루를 묻혀 찔러보면 됩니다. 찌른 자국이 그대로 유지되면 발효 완료입니다. 다시 올라오면 조금 더 기다리고, 주저앉으면 과발효된 것입니다. 과발효가 되면 빵 향이 탁해지고 식감도 거칠어지니 시간보다 반죽 상태를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성형할 때는 힘을 최대한 빼고 부드럽게 말아줍니다. 세게 누르면 반죽 속 가스가 눌려서 결이 거칠어지고, 구웠을 때 단면이 예쁘게 나오지 않습니다. 틀에 넣고 2차 발효는 반죽이 틀 위로 약간 올라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2차 발효가 충분히 되어야 옆면까지 고르게 부풀어서 먹음직스러운 모양이 나옵니다.
굽는 온도는 180~190도에서 약 30~35분 기준이지만, 오븐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윗면 색이 너무 빨리 진해지면 중간에 호일을 덮어주면 됩니다. 다 구워졌는지 확인할 때는 바닥을 손가락으로 두드려서 통통 빈 소리가 나면 완성입니다. 겉색만 보고 꺼내면 속이 덜 익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구운 뒤에는 틀에서 바로 꺼내 식힘망 위에 올려야 합니다. 틀 안에 오래 두면 바닥에 습기가 차서 질겨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식은 뒤에 자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뜨거울 때 자르면 속이 눌려서 떡처럼 보입니다. 이 마지막 기다림이 사실 제일 어렵습니다.

한 번 제대로 만들어보고 나면 시판 식빵이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집에서 만든 우유식빵만의 고소함이 그만큼 특별하거든요. 남은 건 한 장씩 냉동해뒀다가 토스트해 먹어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처음 굽는 날, 오븐 앞에서 부풀어 오르는 빵을 기다리는 그 시간도 나쁘지 않습니다. 익숙해지고 나면 반죽하는 시간 자체가 하나의 여유가 됩니다. 손으로 반죽을 치대면서 머릿속이 잠시 비워지는 느낌, 그게 홈베이킹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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