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추리, 근심을 잊게 해준다는 옛 이름을 가진 나물
원추리는 여름이면 노란 꽃을 피우는 관상용 식물로 더 익숙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 이른 봄에 올라오는 어린순은 예로부터 귀한 나물로 즐겨 먹어온 식재료입니다. 옛 문헌에서는 원추리를 훤초라 부르며 근심을 잊게 해주는 풀이라는 뜻을 담기도 했다는데, 저는 이 이야기를 알고 나서부터 원추리나물을 무칠 때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저희 친정 마당 한켠에 원추리가 자라고 있었는데, 어릴 적 어머니께서 봄마다 어린순을 뜯어 나물로 무쳐주셨던 기억이 있어 저에게는 유독 추억이 깃든 나물이기도 합니다. 원추리에는 비타민A와 칼슘,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매력적입니다. 다만 원추리는 반드시 어린순만 식용해야 하며, 다 자란 잎이나 뿌리 부분에는 콜히친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자칫 탈이 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충분히 데쳐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원추리나물은 어린순이 올라오는 짧은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봄나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저는 매년 이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봄이 되면 미리 원추리 순이 나오는 시기를 체크해두는 편인데, 짧은 기간 동안만 만날 수 있는 만큼 이 나물을 무칠 때마다 봄이 왔다는 설렘이 함께 찾아옵니다.
원추리나물무침 만드는 법
- 손질하기 원추리 어린순 200g은 억센 뿌리 부분을 잘라내고 깨끗이 씻어줍니다. 잎이 너무 크게 자란 것은 피하고 여리고 부드러운 순 위주로 준비해주세요.
- 데치기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원추리를 3~4분간 충분히 데쳐줍니다. 다른 나물보다 데치는 시간을 조금 더 길게 잡아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 헹구고 짜기 데친 원추리는 찬물에 여러 번 헹군 뒤 손으로 물기를 꼭 짜줍니다.
- 양념하기 된장 1큰술, 고추장 반큰술, 다진 마늘 반작은술, 참기름 1큰술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 뒤 통깨를 뿌려 마무리합니다.
안전하게 즐기는 법과 활용 팁
원추리나물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기억하셔야 할 점은 반드시 어린순만 사용하고 충분히 데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 원추리를 손질할 때 어머니께서 데치는 시간을 넉넉히 잡으라고 신신당부하셨던 것이 기억나는데, 지금도 이 나물을 만들 때는 다른 봄나물보다 데치는 시간을 조금 더 길게 가져가는 편입니다. 시중에서 구입하실 때도 반드시 원추리로 정확히 표기된 것을 구매하시고, 출처가 불분명한 것은 피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양념은 된장과 고추장을 함께 사용하면 원추리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나면서도 구수한 맛이 더해지는데, 저는 이 조합을 가장 좋아합니다. 원추리나물은 무친 뒤 바로 드시는 것이 가장 아삭하고 맛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숨이 죽어 식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으니 되도록 그날 만들어 그날 드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저희 집에서는 원추리나물무침을 봄철 손님상에 특별한 나물로 올리는데, 흔히 접하기 어려운 만큼 손님들께서 신기해하시며 맛있게 드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짧은 제철 시기를 놓치지 않고 챙겨 드시면, 봄이 주는 특별한 선물 같은 나물을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원추리를 손질하면서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순의 크기를 확인하는 일인데요, 처음 원추리나물을 만들 때는 순이 조금 자란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사용했다가 억센 식감 때문에 무침이 질겨진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손으로 순을 살짝 눌러보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여린 것만 골라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이렇게 고른 순으로 만들면 훨씬 아삭하고 부드러운 무침이 완성되더라고요. 그리고 데치는 시간을 절대 줄이지 않는 것도 제가 꼭 지키는 원칙인데, 안전을 위해서라도 짧게 데치기보다는 넉넉하게 데치는 쪽을 항상 선택하고 있습니다. 원추리나물에 초고추장 양념을 살짝 곁들여보시는 것도 추천드리는데, 된장 양념과는 또 다른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지면서 입맛을 돋우는 데 좋습니다. 저는 두 가지 양념을 번갈아가며 만들어보는데, 가족들 반응을 보면 새콤한 초고추장 버전을 더 좋아하는 날도 있고 구수한 된장 버전을 더 찾는 날도 있어서 그때그때 기분에 맞춰 준비하고 있습니다. 원추리는 짧은 제철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나물이라 저는 이 시기가 되면 데친 상태로 소분해서 냉동해두는데, 완전히 생으로 냉동하기보다는 반드시 데친 뒤 냉동하셔야 안전하게 두고두고 드실 수 있습니다. 다만 냉동한 원추리는 해동 후 식감이 다소 부드러워지므로, 가급적이면 신선할 때 무쳐서 바로 즐기시는 것을 가장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