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되면 마트 입구에 수북이 쌓인 찰옥수수를 그냥 지나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아이들도 옥수수만 보면 눈이 반짝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집에서 삶으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제일 맛있게 되는지 늘 고민이 됩니다. 냄비에 오래 끓이면 물이 넘치기도 하고, 다 삶고 나서 식으면 금세 퍽퍽해지기도 하고요. 그러다 밥솥으로 한번 해봤는데, 그 이후로는 다른 방법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더라고요.
밥솥으로 찰옥수수 삶는 법 — 이것만 알면 됩니다
우선 준비물은 간단합니다. 찰옥수수, 물, 소금, 그리고 밥솥이 전부입니다. 여기에 뉴슈가를 하나 더 추가하면 단맛과 윤기가 한층 살아납니다.
옥수수 손질부터 시작합니다. 겉 껍질은 두세 겹 정도 벗겨내되, 가장 안쪽 얇은 껍질 한두 겹은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 얇은 껍질이 수분을 잡아줘서 옥수수가 촉촉하고 탱탱하게 익습니다. 완전히 다 벗겨버리면 알맹이 표면이 직접 물에 닿으면서 단맛이 물속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삼투압 원리로 인해 세포 내 수분과 당분이 농도 차이를 따라 외부로 이동하기 때문인데요, 이 얇은 껍질 하나가 그 손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수염은 깔끔하게 제거해 주시고, 옥수수가 너무 길다면 밥솥 크기에 맞게 반으로 잘라도 됩니다.
물과 소금, 뉴슈가의 비율은 찰옥수수 맛을 결정하는 핵심입니다. 옥수수가 반쯤 잠길 정도의 물을 붓고, 물 1리터 기준으로 소금 1큰술(15ml), 뉴슈가 1~2작은술(5~10ml)을 넣어주세요. 소금이 들어가면 옥수수 세포벽이 적당히 수축하면서 조직이 탄탄하게 유지되고, 알맹이 특유의 단맛이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뉴슈가를 더하면 설탕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달콤한 풍미가 살아나고, 옥수수 알맹이에 윤기도 살짝 돌아서 먹음직스럽게 완성됩니다. 단맛을 진하게 원하신다면 2작은술까지, 은은하게 원하신다면 1작은술로 조절해 보세요. 다만 찰옥수수 자체에도 자연스러운 단맛이 있으니 처음엔 적게 넣고 입맛에 맞게 조절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밥솥에 옥수수를 넣고 소금물을 부은 다음, 취사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일반 취사 모드로 한 번 돌리면 충분하고, 쫄깃하고 찰진 식감을 더 좋아하신다면 한 번 더 취사를 돌려주셔도 좋습니다. 밥솥 안에서 압력과 수증기가 골고루 순환하기 때문에 냄비로 삶을 때보다 훨씬 고르게 익고, 물이 넘칠 걱정도 없습니다. 그냥 누르고 기다리면 되니까 정말 편합니다.
다 익으면 바로 꺼내지 말고 뚜껑을 닫은 채로 10분 정도 뜸을 들여주세요. 이 시간 동안 잔열로 속까지 완전히 익으면서 수분도 안정됩니다. 뜸 들인 옥수수와 바로 꺼낸 옥수수는 식감에서 차이가 납니다.
찰옥수수, 삶은 것 말고 이렇게도 먹어보세요
삶은 옥수수가 제일 기본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옥수수 버터구이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삶은 옥수수를 통으로, 또는 알맹이만 떼어내서 팬에 버터를 두르고 중불에서 구워줍니다. 이때 간장을 아주 조금, 작은술로 반 스푼 정도만 넣어주면 고소하고 달콤한 풍미가 배가 됩니다. 버터의 지방 성분이 옥수수의 지용성 영양소인 루테인과 제아잔틴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주기도 합니다. 마이야르 반응으로 표면에 살짝 노릇한 색이 생기면서 고소한 향이 올라오는데, 그 냄새만으로도 아이들이 달려옵니다.
옥수수 치즈구이도 간단하면서 잘 먹습니다. 옥수수 알맹이를 떼어내 팬에 살짝 볶다가 슬라이스 치즈나 모차렐라를 올리고 뚜껑을 닫아 치즈가 녹으면 완성입니다.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치즈 자체의 짠맛으로 충분합니다.
남은 옥수수 보관은 알맹이를 떼어내 밀폐 용기에 넣고 냉동 보관하면 됩니다. 필요할 때 꺼내 볶음밥이나 수프에 넣으면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찰옥수수는 손질도 어렵지 않고 조리법도 단순하지만, 작은 차이 하나가 맛을 크게 바꿉니다. 껍질 한 겹, 소금 한 숟가락, 뉴슈가 한 꼬집, 뜸 들이는 시간 10분. 이것만 기억하시면 마트에서 사 먹는 것 부럽지 않은 찰옥수수를 집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올여름 아이들과 함께 한번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