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나물을 사다 놓고 막상 만들려니 물기가 많이 남아서 양념이 자꾸 흐트러지는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씻어서 바로 무쳤다가 양념이 싱거워지고 향도 제대로 안 살아나서 밥상에도 올리지 못하고 완전히 실패했던 적이 있습니다. 참나물은 다른 나물과 달리 특유의 향이 강해서 손질과 데치기만 제대로 해도 반찬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오늘은 제가 여러 번 시행착오 끝에 정리한 참나물무침 만드는 방법을 단계별로 공유하겠습니다.
참나물 고르기와 손질, 데치기 전 물기 제거가 핵심
참나물을 고를 때는 이파리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잎이 시들거나 누렇게 변한 부분이 없고 줄기가 너무 굵지 않은 것이 신선한 참나물입니다. 저는 마트에서 참나물을 살 때 줄기 끝부분이 말라 있거나 갈색으로 변한 것은 피하는 편입니다. 보통 한 단에 280g 정도 나가는데,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단이면 충분합니다.
참나물은 산형과(Api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입니다. 여기서 산형과란 미나리, 당근, 셀러리처럼 줄기와 잎에 특유의 향을 가진 식물군을 말합니다. 참나물에는 비타민 A, 비타민 C, 칼슘, 철분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춘곤증 해소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출처: 농촌진흥청).
손질할 때는 줄기 끝부분을 1cm 정도 잘라내고, 누렇게 변한 잎이 있다면 미리 떼어냅니다. 그다음 넓은 볼에 물을 받아서 참나물을 넣고 줄기 부분만 손으로 잡은 상태에서 흔들어 씻어야 합니다. 흐르는 물에 씻는 것보다 이 방법이 불순물을 훨씬 잘 제거합니다. 저는 이 방법을 쓰기 전까지 개수대에서 대충 헹궜는데, 나중에 먹다 보면 흙이 씹히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물을 2~3회 갈아가며 씻으면 물 밑에 불순물이 가라앉는 게 보입니다.
데치기 시간 30초, 찬물로 색 고정하고 물기는 꼭 짜기
참나물은 데치는 시간이 정말 중요합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향이 날아가고 색도 누렇게 변합니다. 냄비에 물을 충분히 붓고 소금 1작은술을 넣어 끓인 뒤, 참나물을 넣고 30초에서 최대 1분 이내로만 데쳐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 2분 가까이 데쳤다가 참나물이 흐물흐물해지고 향이 거의 안 나서 실패한 적이 있습니다. 데친 후엔 바로 찬물에 헹궈서 열을 식혀야 녹색이 선명하게 유지됩니다.
여기서 블랜칭(blanching)이라는 조리 기법이 적용됩니다. 블랜칭이란 채소를 짧은 시간 끓는 물에 데친 뒤 찬물로 급냉하여 색과 식감을 고정하는 방법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엽록소가 안정화되어 나물의 초록빛이 오래 유지되고, 효소 작용이 멈춰 변색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데친 참나물은 손으로 꼭 짜서 물기를 최대한 제거해야 합니다. 이게 정말 중요한데, 물기가 남아 있으면 나중에 양념장이 희석돼서 간이 싱거워집니다. 제가 앞서 이야기 했듯이, 저는 예전에 이 과정을 대충 넘겼다가 양념을 두 배로 넣어도 맛이 안 나는 경험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랍니다. 데친 참나물은 물기를 짠 후엔 채반에 받쳐서 5분 정도 더 두면 남은 물기도 자연스럽게 빠집니다. 그 사이 양념장을 만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양념장은 간장·매실액 3큰술씩, 참기름은 취향껏 조절
양념장을 만들 때는 다음 재료를 준비합니다.
- 고춧가루 1큰술 (보통 고춧가루와 굵은 고춧가루 반반)
- 양조간장 3큰술 (진간장보다 색이 연하고 맛이 부드러움)
- 매실액 3큰술 (설탕 대신 사용하여 단맛과 새콤함을 동시에)
- 식초 2큰술
- 다진마늘 1큰술
- 양파 반 개 (선택사항)
여기서 양조간장을 사용하는 이유는 진간장에 비해 염도가 낮고 색이 진하지 않아 나물의 색을 해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매실액은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이 풍부해 단순 설탕보다 풍미가 훨씬 깊습니다. 쉽게 말해 설탕은 단맛만 더하지만, 매실액은 단맛과 신맛, 감칠맛을 동시에 주는 천연 조미료 역할을 합니다.
양념장을 만들 때는 모든 재료를 한 볼에 넣고 골고루 섞습니다. 양파를 넣으면 단맛과 아삭한 식감이 더해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양파를 넣는 걸 선호합니다. 물기를 제거한 참나물을 넣고 양념장과 함께 살살 버무립니다. 이때 너무 세게 주무르면 참나물이 으스러지니 조심해야 합니다.
참기름은 취향에 따라 넣거나 빼도 됩니다. 참나물의 향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빼고, 고소함을 더하고 싶다면 1큰술 정도 넣으면 됩니다. 저는 처음엔 참기름 없이 만들어 봤는데, 나물 향은 강했지만 뭔가 밋밋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참기름을 넣으니 윤기도 나고 고소한 맛이 더해져서 밥도둑이 따로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통깨를 솔솔 뿌려주면 완성입니다.
참나물무침은 바로 먹어도 맛있지만, 냉장고에 30분 정도 두었다가 먹으면 양념이 더 깊게 배어들어 풍미가 한층 좋아집니다. 저는 보통 아침에 만들어 두었다가 저녁 밥상에 올리는 편입니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 곁들이면 참나물의 알칼리성 성분이 고기의 산성을 중화시켜 소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냉삼처럼 기름진 고기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고 입안이 개운해집니다.
참나물은 향이 강한 나물이라 처음 먹는 분들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맛을 들이면 미나리만큼이나 중독성 있는 식재료입니다. 제철인 봄에 신선한 참나물로 직접 만들어 보시면, 마트에서 파는 밑반찬과는 차원이 다른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