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오면 꼭 한 번씩 생각나는 게 있습니다. "이거 집에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요. 마트에서 파는 아이스크림도 물론 맛있지만, 내 손으로 만든 건 재료도 알고 맛도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이스크림 메이커 없이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두 가지 레시피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망고 아이스크림, 사실 둘 다 생각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진하고 묵직하게 — 초콜릿 아이스크림
<재료 (4인분 기준)>
달걀 노른자 3개
우유 300ml
설탕 5큰술 (약 60g, 황설탕·백설탕 모두 가능)
소금 한 꼬집
초콜릿 150g (베이스용)
초콜릿 50~100g (알갱이용, 취향에 따라 조절)
생크림 250ml
<만드는 방법>
먼저 우유를 중불에서 끓여줍니다. 가장자리에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줄이고, 중간중간 저어가며 수분을 날려줍니다. 양이 1/3 정도 줄어 연유와 우유의 중간 정도 농도가 되면 불을 끕니다.
이 상태에서 바로 노른자를 넣으면 안 됩니다. 뜨거운 우유에 노른자를 넣는 순간 바로 익어버리거든요. 우유를 잠깐 식힌 후, 미리 잘 풀어둔 노른자를 넣고 골고루 섞어줍니다.
초콜릿 150g을 넣고 함께 녹여줍니다. 코코아 가루와는 맛 차이가 꽤 나기 때문에, 가능하면 판 초콜릿을 사용하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잘 녹지 않으면 약불에 잠깐 올렸다가 끄면 됩니다. 더 부드러운 식감을 원하신다면 체에 한 번 걸러주세요. 완성된 베이스는 랩을 씌워 냉장고에 넣어 충분히 식혀줍니다.
기다리는 동안 알갱이용 초콜릿을 잘게 잘라 초코칩을 준비합니다. 생크림 250ml는 핸드 믹서로 휘핑해줍니다. 너무 오래 휘핑하면 버터처럼 무거워질 수 있으니 적당히 뿔이 서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냉장고에서 꺼낸 베이스를 먼저 부드럽게 저어준 뒤, 휘핑한 생크림을 조금씩 나눠 섞어줍니다. 초코칩을 넣고 싶은 분은 이 단계에서 함께 넣으면 됩니다.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고, 2시간마다 꺼내서 3~4회 저어주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마지막에는 8시간 이상 얼려줍니다.
중간에 저어주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 과정이 있어야 얼음 결정이 잘게 부서지면서 시중에서 파는 것과 비슷한 부드러운 질감이 만들어집니다. 저어주지 않아도 맛은 있지만, 저어준 쪽이 확실히 결이 더 고와집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냉동하기 전에 맛을 볼 때 살짝 달다 싶을 정도로 맞추는 게 좋습니다. 차갑게 얼면 단맛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서, 냉장 상태에서 딱 맞게 느껴지면 얼린 후에는 밍밍해질 수 있거든요.
상큼하고 진하게 — 망고 아이스크림
<재료 (4인분 기준)>
망고 450g (생망고, 냉동망고 모두 가능)
차가운 생크림 300g
연유 190g
잘게 자른 망고 30g (생략 가능)
<만드는 방법>
냉동 망고를 사용할 경우 실온에서 충분히 해동한 뒤 사용합니다. 망고를 블렌더에 넣고 곱게 갈아 퓨레를 만들어줍니다. 이 상태에서 이미 꽤 맛있는데, 참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차가운 생크림을 핸드 믹서로 휘핑해줍니다. 여기에 연유와 망고 퓨레를 넣고 잘 섞어줍니다. 씹는 맛을 원하신다면 잘게 자른 망고 30g을 추가해도 좋습니다. 과육이 보이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분께 특히 추천드립니다.
완성된 혼합물을 용기에 붓고 밀봉한 뒤 냉동실에서 밤새 얼려줍니다. 너무 꽁꽁 얼었을 경우 실온에서 15~20분 정도 두면 잘 떠집니다. 그 전에 억지로 파려고 하면 스쿱이 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망고는 재료 선택이 맛의 절반입니다.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말랑하고 향이 진한 것이 가장 좋습니다. 덜 익은 망고는 아무리 연유를 넣어도 풋내가 올라오고, 물기가 너무 많은 망고는 얼음 결정이 생겨 식감이 거칠어집니다.
연유 대신 꿀이나 설탕으로 대체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연유보다 단맛이 강하므로 양을 줄이고 조금씩 맛보면서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망고 자체가 달기 때문에 금방 무거운 단맛이 될 수 있거든요.
먹어보니, 결국 둘 다 만들게 됩니다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진하고 묵직한 맛이 일품입니다. 시판 제품과 비교해도 오히려 더 진하고 풍부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초콜릿의 종류에 따라 맛이 꽤 달라지는데, 다크 초콜릿을 사용하면 씁쓸한 여운이 남아 어른 입맛에 특히 잘 맞습니다.
망고 아이스크림은 한 숟갈 먹는 순간 여름이 입 안에 들어오는 느낌입니다. 인공 향이 아닌 진짜 망고 향이라 먹고 나서도 기분이 상쾌합니다. 냉동망고로 만들어도 충분히 맛있으니 제철이 아닌 때에도 부담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을 먼저 만들어볼지 고민이라면, 초콜릿은 진득하고 든든한 디저트를 원할 때, 망고는 가볍고 상큼한 것이 당길 때 선택하면 딱입니다. 아니면 그냥 둘 다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한 번 만들기 시작하면 어차피 둘 다 만들게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