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미나리 특유의 향을 별로 좋아하지를 않는데, 이건 정말 맛있습니다. 미나리를 대패삼겹살로 돌돌 말아서 구워보니 맛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가족들도 잘 먹어줘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삼겹살의 고소한 기름이 미나리 향을 부드럽게 감싸주면서, 그냥 따로 먹을 때보다 오히려 훨씬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났습니다. 한 번 만들어보고 나서는 "왜 이제야 알았지?" 싶었어요.
봄 미나리는 해독 작용과 간 건강, 혈액 정화에 좋다고 하는데, 기름진 삼겹살과 궁합이 특히 좋다고 합니다. 맛으로도, 건강으로도 잘 어울리는 조합인 셈입니다. 바로 소개해 드릴게요.
이렇게 만드세요
<재료>
대패삼겹살 약 10줄(3mm 두께), 미나리 1단
찍먹 소스: 진간장 3스푼, 물 3스푼, 알룰로스 1스푼(설탕이나 올리고당으로 대체가능), 식초 0.5스푼, 연겨자 약간
미나리 무침: 진간장 2스푼, 물 2스푼, 알룰로스 2스푼(설탕이나 올리고당으로 대체가능) , 식초 2스푼, 고춧가루 1스푼, 맛소금 한 꼬집
미나리는 식초를 푼 물에 10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궈주세요. 끝부분 지저분한 곳은 잘라 정리해둡니다.
미나리 한 줌을 반으로 접어 대패삼겹살 위에 올리고 돌돌 말아주세요. 미나리는 7~8줄 정도가 적당한데, 너무 많이 넣으면 구울 때 수분이 나와 삼겹살이 바삭하게 익지 않습니다. 반대로 너무 적으면 향의 매력이 줄어들어요. 몇 번 해보면서 본인 입맛에 맞는 양을 찾아가시는 게 좋습니다.
팬에 올려 약불에서 천천히 돌려가며 구워줍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기름은 키친타월로 닦아주면 훨씬 깔끔하게 완성됩니다. 약불에서 천천히 구워야 기름이 제대로 빠지고 속까지 고르게 익으니,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구울 때 풀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삼겹살을 말고 나서 이음새 부분이 아래로 가도록 팬에 올려주셔야합니다. 처음 자리를 잡을 때까지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두면 자연스럽게 고정됩니다. 너무 자주 뒤집으면 풀어지기 쉬우니 약불에서 천천히, 한 방향으로 굴려가며 구워주시는 게 좋습니다. 노릇하게 익으면 한 입 크기로 잘라주세요.
찍먹 소스는 재료를 모두 섞어 만들어두고, 남은 미나리는 5cm 길이로 썰어 무침 양념에 살살 버무려줍니다. 무침에는 파나 마늘을 넣지 않는 게 포인트예요. 미나리 본연의 향을 살리는 게 훨씬 맛있습니다. 맛소금 한 꼬집이 들어가면 고깃집 스타일 무침 맛이 납니다.
실패 줄이는 핵심 포인트
처음 만들 때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미나리 물기입니다. 씻고 바로 팬에 올리면 거의 예외 없이 실패합니다. 팬에 닿는 순간 물이 터지면서 기름이 사방으로 튀고, 고기는 구워지는 게 아니라 삶아지는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키친타월로 꼭 눌러 물기를 제거하거나, 씻고 나서 10분 정도 자연건조 시킨 뒤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불 조절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센 불로 시작해서 겉면을 빠르게 잡아준 다음, 중불로 낮춰서 천천히 익혀주세요. 계속 센 불로 가면 겉은 타고 속은 질겨지는 결과가 나옵니다. 또 한 번에 많이 올리면 굽는 게 아니라 찜이 되어버리니, 여유 있게 나눠서 굽는 것이 핵심입니다.
양념은 욕심 부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소금과 후추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고, 간장이나 양념을 많이 넣으면 미나리 향이 다 묻혀버립니다. 마지막에 마늘이나 청양고추를 살짝 더해주면 느끼함을 잡으면서 풍미가 확 살아납니다.
팬은 충분히 예열하고 시작해주세요. 차가운 팬에서 시작하면 거의 예외 없이 물이 생깁니다. 기름은 따로 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삼겹살에서 나오는 기름만으로 충분하고, 오히려 기름을 추가하면 느끼함이 배로 올라옵니다. 미나리는 살짝 숨만 죽으면 바로 불을 끄세요. 오래 익히면 향이 날아가고 식감도 질겨집니다.
결국 이 요리는 굽는 타이밍과 물기 관리, 이 두 가지만 잡으면 나머지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솔직한 맛 평가
미나리대패삼겹살말이는 먹어보니 자극적인 양념 없이도 충분히 맛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구운 상태 그대로 먹는 게 가장 매력적이더라고요. 저는 느끼한 음식을 잘 못 먹는 편인데, 미나리 향이 입안을 정리해줘서 계속 먹어도 느끼하지 않았습니다. 요리 시간도 짧고 손질도 간단한데 결과물은 꽤 그럴듯해서, 손님상이나 간단한 술안주로도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냉장고에 미나리가 남아 있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메뉴가 되었고, 처음 만들어먹은 후로 꽤 자주 만들어 먹는 편입니다. 오늘 한 번 시도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